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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로공사의 무원칙 행정(대한일보펌) 등록일 : 2008-11-05

조회수 : 30365
한국도로공사의 무원칙 행정
입력시간 : 2008. 11.03. 00:00


이명박 정부가 출범 하면서 표방한 국정 철학의 하나가 법과 원칙이였다. 실정법보다는 떠들어 되면 실정법이 무시 되어 버리는 소위 뗏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터, 법과 원칙이란 국정목표는 시의 적절한 결정이였다.
하지만 이 목표는 대통령 혼자만의 의지로 결코 이루워 질 수 없다. 정부 각 기관과 그 산하 기관은 물론이고, 국민적 호응이 절대 필수조건이다.
현 도로법에 의하면 도로의 종류와 등급(법 제11조)은 7개 순위로 정해져 있다. 즉 1, 고속도로 2, 일반국도 3, 특별시도 광역시도 4, 지방도 5, 시도 6, 군도 7, 구도 등이다. 이 도로에 대한 관리청도 법정화 되어 있다. 국도는 해양교통부의 위임을 받은 한국도로공사이고 여타 도로는 관련 지자체의 장이다. 그리고 도로에는 (법2조) 일반의 교통에 공용되는 도로외의 터널, 교량, 도선장, 도로용 엘리베이터 등도 포함된다. 무안-광주 간 고속도로 중 어등산 자락 호남대학 중심부를 관통하고 있는 터널이 지난 5월 28일 개통되었지만 아직도 그 명칭을 결정 못해 무명의 터널로 운행되고 있다. 정상적인 경우 터널 개통 전에 명칭을 확정, 개통전 현판 하는 것이 상례이다. 그러나 이 터널은 무슨 연유인지 상궤를 벗어난 예외적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터널 관통부지의 소유자인 호남대와 한국도로공사 간에 터널 통과 지점에 대해 2년 가까이 실랑이가 있었다. 결국 양 기관 외에 광주시, 광산구를 포함한 4개 기관의 협의에 의해 호남대 중심부를 관통하는 현 터널이 탄생 된 것이다.
공사가 한창 진행중 이던 작년 3월 27일, 한국도로공사가 위 터널명칭을 호남대 터널로 잠정 설정, 광주시에 의견 조회 했다. 광주시는 광산구와 광주시 지명위원 7명에게 터널명칭에 대한 의견을 4월 20일까지 제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 기간내 3명의 지명위원이 호남대터널로 의견을 제시, (여타무응답) 광주시는 5월 4일 호남대 터널로 한국도로공사에 의견을 제시했다. 도로공사는 호남대터널로 명칭을 확정, 6월 15일 광주시에 통보했다.
그러나 광산구의회가 뒤 늦게 10월 8일 어등산터널 로 개칭해 줄 것을 건의하였고 광산구도 몇 차례 같은 건의를 도로공사측 에 전달했다.
도로공사는 금년 5월 28일 터널개통을 앞두고 26일 호남대터널로 잠정확정, 현판하려 하자 광산구의회가 강력 반발 했다. 구의회의 입장은 이해한다. 주민의 대표기관으로서 지역 일부여론이 어등산터널로 명명하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에 주민의 요구를 반영한 당연한 의정 활동이라고 사료된다.
이렇게 복잡하게 문제를 파생시킨 도로공사의 행정행위에 대해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명칭문제로 지역의 양대기관의 갈등과 무명의 터널운행의 모양새가 좋지 않아 양측의 입장을 합성, 어등산 호남대터널 또는 호남대 어등산터널 로 결정해 줄 것을 광주권 시민 6,000명의 청원을 받아 지역 시민단체가 도로공사 측에 청원하였다. 도로공사측은 이 청원서를 광산구에 이첩, 호남대와의 협의 명칭제시를 재요구 하고 있다. 참으로 한심스러운 작태이다. 도로공사의 명칭결정원칙에서 지역여론이 우선시 된다면 처음부터 지역여론을 참작 할 것이지 뒤늦게 여론에 밀려 갈팡질팡하는지 납득 할 수 없다.
현 정권 출범이후 법과 원칙을 국정목표로 제시하였지만 그 산하기관인 한국도로공사의 행정 행위가 과연 법과 원칙에 합당 한 것인가, 명칭 결정권자가 오히려 지역의 기관 간, 지역민간의 갈등을 조장하고 있는 어이없는 이 행정 행위가 실망스럽다. 법과 원칙에 입각, 명칭문제를 조속히 해결하라, 깊이 자성하고 하루 속히 명칭문제를 매듭 지어 주기 바란다.
조병현 빛고을 시민포럼 고문